부정적 의견을 정리했던 1탄에 이어 오늘은 긍정적 의견을 정리하여 2탄을 적어보겠다.
나보다도 고수분들이 많으시니 큰 그림의 인사이트 참고만 해주면 좋겠다.
다시 돌아오는 교체 사이클
아마 한국 조선 투자자들이라면 이 부분이 가장 큰 투자 이유일 것이라고 본다.
2006~2008년 건조된 수 많은 배들의 교체 시기가 다가왔다는 것. 그리고 사라진 조선소들.
배를 지을 조선소들의 CAPA 확대는 어렵다. 조선사들의 도크 쇼티지는 계속된다.
경쟁자는 적고, 수요는 그대로이다. 또다시 배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
2022년 컨테이너는 연초 엄청난 규모로 발주가 나와서 신기록을 경신했고 (약 432만-TEU) LNG선도 사상최대 발주가 나왔다.
그리고 2023년이 되자 조선사들의 목표 수주 가이던스가 감소되자 주식 시장 참여자들은 좋긴 좋은데 다음엔 발주가 나오지 않는 것인지 우려한다.
하지만 수주가 줄어드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잔고만 늘면 된다.
또한 수주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적당량의 수주를 하면서 높은 신조선가에 계속 수주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슬슬 저가 수주 물량도 해소하는 시기가 왔다.
가이던스에 의하면 올해 2분기 정도이며,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고마진 선박 건조에 들어가고 실적은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할 것이다.
아직도 신조선가는 크게 변함이 없다. 현대미포조선 IR과 통화했을 당시에도 싸게 수주를 받을 이유가 없다며 딱 잘라 말했던 기억을 되돌려본다.
현재 조선사는 영업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대표 애널리스트 다올 투자증권의 최광식 님의 의견을 참고해 본다.
신조선가도 올랐지만 2021년 1분기 이상부터 받은 수주들은 원/달러 환율 1,200원 이상에서 체결된 수주량이 많다.
이익률 개선폭은 급격히 좋아진다.
이 물량들은 2024~2025년에 본격적으로 건조된다. 최광식 님은 현대중공업 그룹에서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 나올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시장은 조선업의 실적 턴어라운드 전망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워낙 일회성 손실이 많고, 외생변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LNG선만큼은 확실히 높은 수익성을 띄고 있다.
LNG선은 후판 영향이 여타 일반상선의 절반 수준이어서 후판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은 5~6% P에 불과하다. 후판을 제외한 여타 인플레이션 요인이 후판만큼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최근 수주하고 있는 LNG선의 건조 마진은 엄청날 것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약 두 자릿수가 넘어가는 영업이익률일 것으로 전망)
이러한 LNG선 매출은 2024~2025년에 50%에 달한다. 여기에 건조마진이 좋은 컨테이너선의 건조 비중도 올라온다. 2022년에 수주한 컨테이너선들 역시 건조 마진이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 한국 배는 신조선가가 너무 높으니 중국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
그러나 중국 조선소도 2024년까지 수주가 다 차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LNG선은 당분간 계속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쟁 이슈로 인한 단기적인 호황도 있지만, 친환경 규제로 LNG가스의 사용량이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많은 연료들이 LNG가스로 대체되어야 하고 이를 실어 나를 수단은 배 밖에 없다. 2022년 엄청난 LNG선들의 발주가 나왔지만 아직도 LNG프로젝트들이 많고 소화해야 할 카타르 건조 물량도 있다 보니 2026년의 도크마저 희박한 상태이다.
여기에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LNG 사용을 증가함으로써 LNG선의 장기 수요도 강해질 것이라는 것도 기억하자.
올해 유럽의 겨울이 따뜻하여 LNG사용량이 줄었다 하더라도 앞으로 유럽이 러시아에 다시 PNG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해마다 겨울이 따뜻할 리도 없을뿐더러 LNG를 난방에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LNG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작년 하반기 한국조선해양 가이던스에서 2026년 도크 물량은 아직 수주를 받고 있지 않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더 높은 신조선가와 효율적인 반복 건조 전략을 통하여 마진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추가+ 슈퍼개미 김봉수 교수님의 의견.
점점 더 조여 온다. 친환경 규제 (CO2 규제)
CO2 규제는 선박 운항 속도를 떨어뜨리고, 해운업 전체의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진다.
IMO규제의 강제성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투자자분들이 많다.
그러나 얕은 나의 인맥으로 해운업 실습생과 대화할 수 있었고, 들어본 바에 의하면 IMO규제는 매우 매우 강력하다.
'헌법'과 동일하다는 표현을 할 정도였으며, 규제를 어길 시 선박 운항 자격 박탈과 같은 강한 제재가 가해짐을 확인한 바 있다. 그리고 2023년. 또다시 강화된 규제와 EEXI, CII와 같은 규제가 실시될 예정이다.
아직 EEXI, CII의 합리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이지만, 시대의 흐름상 결코 규제를 완화하기 쉽지 않다.
2022년과 2023년을 겪어오면서 이상 기후를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이젠 돈이 되냐 안되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생존할 수 있냐 없냐의 문제로 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래는 줄어든 선속이다.
실제로 해운실습을 다녀온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배 운항 속도가 아주 느려졌다고 확인했다.
최광식 님의 리포트 자료를 참고해 보자.
가장 확실하고 큰 피해를 입는 선종은 LNG선인데, 이는 LNG 보냉창 내부의 -163도와 외부의 온도차이 때문에 (Moss-type의 경우) 매일 0.2~0.5%가 기화되어 이를 외부로 배출시키면서 운항하기 때문에 빨리 달려야 하는데, CO2 규제로 2010년 이전에 주로 건조된 스팀터빈 LNG선들의 경우 엔진 출력 및 운항 속도에 규제를 맞으면 버리고 다니는 CARGO가 더 많아져서 상업상의 손실이 더 커진다.
따라서 2010년 이전에 건조된 200척 이상의 노후 스팀터빈 LNG선들은 2023년부터 직격탄을 맞기 시작하고, 이 노후선들의 교체 발주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는 판단.
확실히 이 예상대로 시장이 움직여 주니 걱정거리가 줄어든다.
그렇다면 탱커는 언제?
컨테이너->LNG선의 발주 싸이클이 지나왔다. 그렇다면 좀처럼 터져주지 않는 탱커는 도대체 언제 발주가 될 것인가.
탱커시장은 불황을 지나 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 글을 작성하는 최근 탱커 운임이 다시 감소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낮은 탱커선 잔고 때문에 다시 운임이 바닥으로 내려가긴 어렵다는 생각이다.
현재 탱커선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잔고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마저도 '친환경 규제가 강해질수록 운행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선주들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발주 랠리로 길어진 백로그 때문에, 희박한 납기 슬롯 때문에, 강재가 인상과 호황에 따라 너무 올라버린 신조선가 때문에, 탱커 발주에 고민이 많다. 오히려 중고선 매매를 통해 탱커 시황 회복에 베팅하고 있다.
탱커 신조 시장 회복의 최대 걸림돌은 갑 조선사들의 현재 상황일 뿐이다. Chevron에서 비롯된 Project Core의 탱커 10척 발주에 탑티어 조선사들이 시큰둥했다는 전언이다.
동선형의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경우 도크당 매출이 거의 2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선주는 전 발주 시점에 비해 너무 높아진 신조선가가 고민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컨테이너선 발주 랠리가 주춤해질 무렵, 어느 정도 가격에 양측이 맞닿아 계약이 이어질지 관심이다. 분명한 것은 줄다리기에서 추는 조선사측으로 넘어왔다.
만약 탱커 해운 시장의 호황이 도래한다면, 그 호황은 또 길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탱커 시
황 개선과 함께 선사/선주들이 탱커를 발주하더라도 조선사들의 길어진 백로그 길이 때문에 탱커의 공급은 2026년부터나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다음에 다가올 탱커의 해운 및 신조 시
장 호황도 2020~2022년의 컨테이너 못지않을 듯하다.
참고하기 좋은 블로그 공유.
https://blog.naver.com/two_block/222596179143
과거에 탱커 슈퍼사이클은 어땠을까?
과거 슈퍼사이클을 이끌었던 탱커선의 폭발적인 발주에도 환경 규제가 있었다.
출처: https://koreascience.kr/article/JAKO200311921707572.pdf
2003년부터의 업황 상승기가 주는 네 가지 시사점
2003년의 업황에는 현재 상황을 보는 중요한 시사점들이 들어 있다.
첫째, 교체수요이다. 1973년 오일쇼크로 발주된 선박들의 교체수요가 2003년부터 발주된 것처럼 2003~2007년 슈퍼사이클 때 발주된 선박의 교체수요가 도래하고 있다.
최근에는 LNG운반선의 교체수요가 그 중심에 있다.
둘째, 환경규제의 영향이다. 배는 오래 사용한다. 평균 20년을 사용하고 탱커선은 30년을 쓰기도 한다. 교체수요를 몇 년 미루는 것은 업황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 2003년 업황은 이중선체 이슈가 불거지며 노후 유조선의 교체 시기를 당기며 시작되었다.
IMO는 2023년 올해부터 CII, EEXI 같은 선박 운항의 탄소 규제를 시행한다. 노후 선박이 환경규제를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 2003년의 사이클이 말해준다.
셋째, 두 선종의 업황 상승이 조선소 전체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2003년 탱커선과 컨테이너선이 상승기의 신호탄을 쐈고 2004년부터 3년간은 카타르 LNG운반선 53척이 발주되며 업황을 이어받았다.
특정 선종의 발주 랠리로 조선사 CAPA가 채워지면 다른 선종의 발주를 자극하게 된다. 2003년은 탱커선과 컨테이너선의 비중이 61%로 절대적이었다.
2022년 LNG선과 컨테이너선이 전체 발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이다. 2003년의 업황과 닮아 있다. 2022년 카타르 LNG운반선의 발주가 시작된 것은 러-우 전쟁의 영향이 컸지만 2020년부터 이어진 컨테이너선 발주 랠리가 도크를 채운 영향도 무시 못한다고 생각된다.
넷째, 공급 CAPA 문제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2003년과 지금은 경제 성장률이 다르다는 점에서 설명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2003~2007년 슈퍼사이클 때는 공급이 같이 증가했고 지금은 모든 조선사가 CAPA 증설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 부분도 뒤에서 다시 보겠지만 현재 조선사들의 수주에서 인도까지의 평균 시차는 2022년 39개월까지 올라갔다. 수주-인도 시차가 3년을 넘은 것은 호황기의 마지막이었던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외 주요 조선사들의 2021년 수주 물량은 과거 피크였던 2007년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2년 물량은 이미 2003~2005년 연평균 수준을 초과했다.
조선사들의 CAPA 증설이 제한된다면 과거와 같은 성장률이 아니어도 조선사들은 충분한 돈을 벌 여지가 크다.
현재 탱커 시황이 개선되면서 미국에 스콜피어 탱커스나 노르딕 같은 선사들이 돈을 많이 벌고 있다.
선사들의 가이던스를 들어보면 신조선가가 비싸서 발주할 마음이 없다는 식으로 발표했지만 조여 오는 친환경 규제 압박에서 결코 그들은 유리한 입장이 아니며, 모름지기 돈을 많이 벌면 새 차를 뽑고 싶은 법.
기다리면 반드시 탱커 발주는 나올 것이다.
총평
지금은 2006년의 초반부와 매우 비슷하다.
시계열을 믿어보자.
이상 분석 및 복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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