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FOMC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해 S&P 500 지수가 4거래일만에 올라 2.1% 상승으로 마감했다. 미국 2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이 전월비 0.8%로 예상을 소폭 하회한데다 뉴욕주 제조업지수가 3월 -11.8로 2020년 5월래 최악을 기록하면서 연준이 50bp 인상이라는 공격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파월 연준의장이 25bp 인상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에 대해 매파적 발언을 내놓겠지만, 무엇보다 최대 관심사인 향후 정책 경로는 FOMC 위원들이 현재의 인플레이션 성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서 “상호 수용가능한 해결책”을 찾는데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에게 말해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에 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음주 브뤼셀에서 NATO 동맹국들과 만나 억지와 방어를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NATO는 3월 24일 “특별 정상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해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가 현지시간 수요일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채 쿠폰이자를 달러가 아닌 루블화로 지급할 경우 디폴트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총 1억1700만 달러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30일간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런던금속거래소(LME)가 일주일만에 니켈 선물 거래를 재개함에 따라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은 가격 급등보다는 하락을 점치고 있다. 지난주 대혼란을 초래한 중국 칭산그룹의 시앙광다 회장이 거래은행들과 숏포지션에 대한 추가 마진콜을 피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함에 따라 숏스퀴즈가 또다시 나타날 위험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 설문 결과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 16명 중 13명은 니켈 가격이 신규 일일 거래제한폭인 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글로벌 약세장
BofA가 3월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실시한 월간 설문조사에서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올해 글로벌 주식이 약세장으로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충격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래 최악의 성장 전망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BofA는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 전망이 불황적”이라고 전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기대가 응답자 중 62%를 차지하며 전월비 두 배 이상 늘어 2008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보유는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월 이후 최대 수준으로 급증한 반면, 주식 익스포저는 거의 2년래 최저로 줄었다. 원자재 상품 비중은 크게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고공행진과 중앙은행 긴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적 충격 등 각종 악재 속에 이미 약세장에 빠진 증시가 늘고 있다. 중국 CSI 300과 독일 DAX 지수에 이어 나스닥 100 지수도 현지시간 월요일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지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올해 들어 MSCI All-Country World Index를 기준으로 계산할 때 글로벌 증시에서 거의 12조 달러의 시가총액이 사라진 셈이다.
파월의 연착륙
연준이 드디어 팬데믹발 부양책을 거둬들이고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전망이다. 트레이더들이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25bp씩 7번으로 높이는 가운데 파월 연준의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성장 및 물가 파장에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Moody’s Analytics는 미국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직접적 교역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중국 일부 지역이 봉쇄되며 공급망 충격을 더할 수 있어, 파월은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아야 하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연착륙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편 사라 블룸 래스킨은미의회 인준이 어려워지자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 지명에서 물러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은행위원회에 파월 연준의장 등 다른 4명의 연준이사 지명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사우디-중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이 일부 석유 계약을 위안화로 거래하는 방안을 놓고 적극 논의 중이라는 다우존스 보도가 전해진 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이 하락으로 돌아서며 한때 0.14% 가량 하락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 미달러의 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다우존스 보도에 따르면 관련 논의가 지난 6년간 별 진전이 없다가 올해 들어 급물살을 탔다. 사우디가 미국의 안보 약속에 점차 불만을 갖게 되고, 특히 예멘 내전 개입에 있어서 미국이 적극 지원에 나서지 않자 화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 시도와 아프카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 역시 사우디의 반감을 샀다. 사우디 석유 수출의 25% 이상을 중국에서 구입한다.
현재 미달러가 글로벌 교역과 특히 원유시장에서 독보적인 결제 통화를 담당하고 있지만 위안화 등 다른 통화 역시 국가간 거래에 있어서 부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 조치로 미달러 기반의 시장을 대신할 대안이 관심을 끌면서, 특히 중국과 러시아간의 친밀한 관계를 감안해 위안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 위안화는 최근 주식 등 중국 자산이 매도 압력에 시달리면서 약세를 보였었다.
이란 핵합의
미국과 러시아 간에 긴장이 깊어지며 이란 핵합의 복원을 둘러싼 주요국 협상이 지난 금요일 중단된 가운데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현지시간 화요일 이란 외무장관과 만난 후 미국 측으로부터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이란 핵협상 타결을 위한 노력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서면 보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핵합의에 있어서 러시아를 배제하지 않는다며, 제재조치가 이란에 대한 러시아의 원자력 공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라브로프 발언 이후 브렌트유는 런던에서 한때 배럴당 9.46달러 하락해 97.44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시진핑의 계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과의 대결에 있어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을 내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에 선을 긋고 있는 듯 보인다. 무역 전쟁이든 무력 전쟁이든 간에 중국은 미국과의 지정학적 갈등이 국내 경제에 큰 피해를 미치지 않도록 애써왔다. 중국내 코로나 감염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데다 자신의 장기집권을 확정지을 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민생을 강조하고 있는 시점에서 시진핑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월요일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당사국이 아니며 (대러시아) 제재가 중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장 팬데믹 재유행 조짐에 비상이 걸린 중국 당국은 글로벌 충돌이나 경제 제재 대결에 휘말릴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American University의 Joseph Torigian는 “중국은 러시아 연방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국제적 명성 및 경제적 손해를 상쇄하려 애쓸 것”이라며, “중국은 자국의 경제 이해관계를 희생하면서까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조치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돕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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